디테일

  본질적으로 건축은 서사적이다. 이것과 저것의 관계를 조율하는 건축가의 작업은 복합적이고 종합적인 사고를 요구받게 된다. 또한 이를 전제로 통합된 하나의 결과물을 향해 내달리기 마련이다. 만약 밀리미터를 밀고 당기는 지지부진한 작업과정 전체를 꿰뚫는 원칙 혹은 원리를 놓치게 된다면 ‘의미있는 전체를 구성하는 부분’이란 구현 불가능한 관념으로 전락해 버릴 것이다. 그렇기에 건축에서 합리성이란, 이미 ‘모순과 역설’이 내재되어 있는 상태를 넘어선 그 무엇을 뜻한다....

건축 형태를 말하다.

” 건축 ; 형태를 말하다 ”   얼핏 생각하면 당연하리라 여겨지는 창작과정에서의 자의성을 꼬집어 이야기한다는 것이 새삼스럽기 보다는 새롭고,  신선하게 여겨지는 것은 우리도 모르게 취하게 된 형태에 대한 인식 혹은 태도들 덕분일 것이다. 본문의 내용대로 그동안 건축가들은 ‘형태의 자의성과 그 필연성’이라는 주제를 언급하기 꺼려했고, 오히려 감추려 노력해왔다고 말하는 것이 더 솔직한 표현이다.   이 책에서 ‘자신의 건축은...

다른 나라에서

곰소나 격포가 지겨워지면, 그때야 ‘모항’은 주말 외출을 위해 선택되어지고는 했다. 그곳 횟집에서 ‘광어회’라는 메뉴는 우럭만큼이나 보편적이어서 석회구이와 젓갈정식을 포기하면서까지 선택할 수 있는 음식은 아니었고, 듬성듬성 자라나 있는 소나무보다 방풍 성능이 뛰어난 것은 그 가운데 버티고 서 있는 공중 화장실이리라 생각하며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부안은 서해안 풍경이 늘 그렇듯 그 안에 비린내를 품고 있다. 그것은 수산시장 곁을...

다이얼로그

자다가 깼다. 지금 내린 결정이 이 다음에 돌이켜 봤을 때 최선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일단 당면한 문제에 집중해서 대안을 내놓고,  또 다음 맞닥드리게 되는 문제에는 그에 맞춰서 대응하는 치열한 과정들이 쌓이다보면 진화한다. 진화가 진보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반복되는 치열함 속에서 자기나름의 적응 방식들이 쌓여가면서 독특한 맛과 멋을 갖게 된다. 자연스럽게 형성된 도시의 길에서는 구불구불 하지만, 그 안에는 나름의 논리들이 시간을 두고 뒤섞여지면서 만들어 낸 풍미를 느낄 수...